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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쿠로츠키]싲쿠님의 작품-02

  • psj021162
  • 2017년 1월 24일
  • 3분 분량

‘이젠 주사위는 던져진거야.’

츠키시마는 입학식까지 바쁘게 움직였다. 도쿄에서 자취하기위해 학교 근처에 자취방들을 찾아봤고, 짐을 싸는 그 바쁜 와중에도 쿠로오와의 데이트는 잊지 않았다. 츠키시마는 쿠로오와 시간을 보내는게 행복했고, 쿠로오도 행복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어느새 츠키시마가 도쿄로 가는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 3년간 같이 배구를 해오고, 같이 이겨왔던 동료들에게 인사를 할때가 다가왔다. 츠키시마는 꽤 시끄러울것 같다고 예상했지만 현실은 살짝 달랐다. 야마구치를 제외한 모두가 잘 가라며 배웅해주었다. 물론 거기서 끝이 아니었지만. 새벽 1시가 넘었으려나 츠키시마는 자신의 휴대폰이 울리는것을 확인하고는 가게 밖으로 나왔다.

“츄키~! 지금 뭐하고 이써?”

전화기 너머로 제 애인의 혀 꼬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츠키시마는 겨우 나올수 있는 전화가 술에 취한 사람의 것이라며 헛웃음을 지어보이고는 쿠로오의 물음에 답했다.

“술마시고 있어요.”

“수울? 쮸키 술 마시는거 나도 못 봤는데에”

여전히 꼬인 발음으로 웅얼거리는 제 애인이 귀여워 제 옆에 누군가 와 있는줄도 모르고 쿡쿡 웃어댄 츠키시마는 제 애인과 같이 술에 취한 제 동료를 볼 수 있었다. 츠키시마는 겨우겨우 쿠로오를 잘 달래서 전화를 끊은후에 야마구치의 말을 들었다.

“츠키... 방학되면 미야기로 올꺼야?”

“아마도.. 그렇겠지.”

“츄키 그 사람 따라가는거야? 그.. 네코마 전전주장이였지?”

츠키시마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러고는 불을 지피고는 말했다.

“뭐 그런셈이지.. 학교에서 도쿄 추천하기도 했고.”

뒤에서는 왁자지껄 떠들고 있었고 앞에서는 술에 취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으로 보이는 이제는 방학이 되야만 볼 수 있는 풍경이 보여왔다. 분명 빙학때에, 명절때에 돌아올 미야기지만 츠키시마는 지금 보이는 풍경들을, 익숙한 소리들을, 코 끝을 간지럽히는 냄새들을 좀 더 기억하고자 머리속에 우겨넣었다.

***

어제 심하게 마신 술 덕분에 숙취에 시달리고 있던 쿠로오는 방금 도쿄에 도착했다는 츠키시마의 전화에 벌떡 일어나서는 도쿄역으로 향했다. 머리가 지끈 아파오다가도 자신의 애인인 츠키시마를 볼때면 아픈것도 쏙 들어갔다. 쿠로오는 츠키시마의 짐 일부분을 들어주며 자신의 자취방으로 향했고, 츠키시마는 그리 크지않은 캐리어를 끌면서 쿠로오를 따라갔다.

“도쿄라니.. 형이 얼마나 걱정하던지..”

“아, 형님? 용케 허락 받았네~. 나 이제 뭔가 잘못하면 혼나겠구나.”

“당연하죠.”

“에.. 츳키?”

둘은 함께 웃으며 걸은지 꽤 되었을때 쿠로오의 자취방에 도착하였다. 쿠로오가 문을 여는 찰나에 저 옆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여, 쿠로오~! 츳키!!”

“.. 시끄럽습니다만..”

쿠로오는 잠시 멈칫하더니 당황한 얼굴로 그 둘을 쳐다보았다. 아카아시는 말 안해도 된다며 입을 열었다.

“어제 쿠로오씨 술 취하셨을때 오늘 츠키시마가 온다고 했잖습니까? 그래서 집정리 도와줄 겸 왔죠. 딱 봐도 방이 더러울테니까요.”

쿠로오는 거침없는 아카아시의 팩트폭력에 어버버 거렸다. 겨우 정신을 차린 쿠로오가 집 문을 여니 아카아시의 예상대로 집안은 더러웠다. 많이. 츠키시마가 뒤에서 쿡쿡 웃으며 말했다.

“정말 아카아시 선배 말 대로네요. 제 짐 들어가기전에 치우는게 나을듯하네요.”

쿠로오는 츠키시마의 시선을 피하며 집안으로 들어갔고, 나머지 셋도 쿠로오를 뒤따라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동안 조용했던 집이 한순간에 시끄러워지는 순간이였다.

***

“보쿠토! 이거 버리러가! 아카아시도 좀 거들어줘! 쟤 혼자가면 백퍼센트 엎을거야!”

“에? 쿠로오?”

“하긴.. 보쿠토씨라면.. 알겠습니다.”

“아카아시????”

오랜만에 떠들썩해진 집에서는 청소가 한참이였다. 정말로 더러웠던 쿠로오의 집에서는 쓰레기가 끝도없이 계속 나왔고, 쓰레기 봉투는 한없이 부족하기만 했다. 덕분에 츠키시마가 쓰레기 봉투를 사러가고, 나머지 셋은 분리수거와 빨래를 하게 되었다. 산처럼 쌓여있는 빨래를 보며 쿠로오는 과거의 자신을 욕했다. 그렇게 욕을한들 달라지는것은 없기에 쿠로오는 욕조통에 이불이나 매트등을 쑤셔 넣고는 나머지 기타 의류들은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 손빨래 해야하는 것들은 없었기에 다행이라 생각하며 이불과 매트등을 쑤셔넣은 욕조에 물을 뿌렸다. 어느정도 물이차자 세제를 적당량 넣고서는 잠시 밖으로 나왔다.

“아.. 깨끗하네..”

오랜만에 청소를 해서 그런지 베란다창으로 먼지없는 햇빛이 거실을 비추었다. 아마 이 광경을 본날이 손에 꼽을거라며 낄낄 거리던 쿠로오는 조금은 늦게 온 아카아시들에게 손에 무언가 들고 있는것을 보았다. 보아하니 무슨 음식 같았는데 아카아시의 말로는 이웃들이 줬다며 츠키시마에게 먹이라며 냉장고에 넣으려 냉장고 문을 열었고 아카아시는 경악했다.

“이.. 이게 뭡니까?”

아, 그거 열면 안 돼는데 라며 쿠로오는 귀를 손으로 틀어막았고 뒤이어 아카아시의 잔소리가 들려왔다. 그도 그럴것이 쿠로오는 그동안 혼자 살아와서 먹을것을 사와도 아무도 먹지 않으니 냉장고에 쑤셔박는 일이 허다했고, 그 음식들은 냉장고안에서 곰팡이 번식을 일으켰다. 이미 유통기한이 몇개월 지난것은 애교였고, 심한것은 1, 2년이 된 것들도 적지 않았다. 쿠로오는 아까 욕조에 담궈놓았던 빨래를 한다며 자리를 피해 들어갔다. 그러고서는 바지를 걷어서 욕조에 들어가 이불들을 푹푹 밟았다. 아직 날이 풀리지 않아서 그런지 쿠로오의 발은 금세 빨개졌고, 더 이상 감각이 느껴지지 않을때까지 빨래를 밟던 쿠로오는 발을 대충 닦고나와 점심을 먹을준비를 했다.

“자장면.”

“저도 자장면으로 하겠습니다.”

“저도요.”

쿠로오는 중국집에 연락해서 자장면 4그릇을 주문했다. 물론 그 중에 3개는 곱빼기라는것은 당연했다. 집안을 둘러보니 그 더러웠던 방이 아닌, 처음 계약했을때에 방이 떠올랐다. 어느새 높게 뜬 해와 베란다 창으로 비춰지는 햇빛. 저 멀리 보이는 도쿄타워. 쿠로오는 자장면을 기다리며 츠키시마와 함께 그의방을 그의 물건으로 채워나갔다. 공룡인형, 각종 서적들, 그리고 여러 장의 사진. 아마도 배구부원들의 사진같았다. 그리고 그 중에는 아키테루와 츠키시마네 부모님들도 계셨다. 츠키시마는 미리 준비해온 액자에 사진들을 끼워놓았고 특히 배구부원들의 사진은 강조하듯이 탁상위에 올려놓았다.

1학년,

2학년,

3학년때의 사진들. 이 사진안에 동료들은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괴짜콤비는 언제나 투닥거리고 있었으며 야마구치는 언제나 츠키시마 옆에 붙어있었다. 그리고 점점 달라지는 얼굴들. 아직 도쿄에 도착한지 몇시간 채 안 되었지만 벌써부터 제 동료들이(야마구치 한정) 그리워진 츠키시마는 휴대폰을 꺼내들더니 하나의 메일을 보냈다.

[짐 정리 다 끝났어. 이젠 점심 먹을거야.]

메일의 대상은 야마구치. 야마구치는 바로 답장을 보내왔고 츠키시마는 그 메일을 보고서는 가볍게 웃었다.

[여기는 괴짜콤비 난리났어.. 어제 술만 마셔서 너 가는 줄 몰랐나봐;; 츳키! 다음에 도쿄에 올라가게 될 수도 있는데 그때 볼 수 있으면 보자~!!]

.. "�~|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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