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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로오씨"

 

 "오야?"

 

 "쿠로오씨는 만약 나를 안만났으면 영원히 이성애자였겠죠?"

 

 "으음"

 

 "아니에요 괜히 얘기 꺼냈네ㅇ.."

 

 "검은색 머리가 좀 더 내취향에 맞는다 생각했고 지금까지 검은색 머리를 좋아했지만 갈색 머리도 좋아할 수 있는거라 생각해. 세상에 완벽하게 단정 지을 수 있는게 있을까 츳-키"

 

  "...이상한 대답이네요. 쿠로오씨처럼"

 

 "오야? 난 참고로 노란 머리 츠키시마를 좋아해"

 

 츠키시마는 한숨을 내쉬며, 핀잔 주듯 대답을 했다. 쿠로오는 그말에도 기분 좋은말을 들은것처럼 웃었다.

 

 쿠로오씨는 싱글싱글 평소 아무 생각 없는듯, 아무것도 모른다는듯, 웃고 있는거 같다가도,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았고, 사람이 참 가볍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무게 있는 사람인 생각이 들었다. 츠키시마는 그래서 쿠로오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불렀다. 그를 일방적으로 짝사랑할 때도 참 알지 못 할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만나면서도 모를 이상한 시람.

 

 쿠로오씨는 이런 제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을 보며 싱글싱글 웃더니, 품안으로 끌어당겼다.

 

 "그럼 쿠로오씨는 저를 언제부터 좋아했어요?"

 

 "음..말하면 놀랄텐데"

 

 

첫눈에

 

 

 

 

 "쿠로오 그 얘기 들었어?"

 

 "오야?"

 

 쿠로오는 오늘따라 입맛이 없었다. 좋아하는 점심시간도 걸러버리고, 옥상에 올라왔다. 옥상에 누워 하늘에서 바로 떨어지는 햇살에 몸을 맡겼다. 봄이라더니 정말 겨울이 다갔는지 햇살이 참 좋았다. 쿠로오는 햇살을 맞으며 이것 저것 정말 쓸데 없는 공상을 하다가, 그것도 지겨워져 낮잠이나 잘까하고 눈을 막 붙였다. 점심시간은 밥 먹을 때는 금방인데 막상 다른 걸 하려고하니, 시간이 정말 왜이렇게 긴지.

 

 "야 쿠로오"

 

 단점에 때 마침 빠지려 할 때, 누군가의 목소리에 깨어났다. 단잠에 막 빠질 타이밍이었는데...눈을 뜨고 바라본 얼굴은, 단잠을 깨고 웃으며, 맞이할 만큼 얼굴 치고는 반가운 얼굴이 아니였다. 지나가며 서로 안부도 주고 받지 않는 사이. 저런 애는 딱 질색이라고 생각했던 아이였다. 속으로 안궁금하고 잘거니까 말걸지 말았으면 좋겠는데라고 대답했지만, 겉으로는 사람 좋게 웃었다.

 

 

 

 

 "이번에 일학년중에 게이가 있대"

 

 

 그래서 어쩌라는거지. 쿠로오가 관심 없다는듯 대놓고 심드렁한 표정을 짓자. 그얘기에 자신이 당연히 관심을 가질거라 생각했는지 당황했는지 그아이는 어버버거렸다. 다른 사람이 이성애자이든 동성애자이든

 

 "이걸 들으면 놀랄거야. 근데! 걔가 왜 이학교에 왔냐고하니까 너가 학교 홍보로 다닐 때..."

 

 

 그말을 듣자. 쿠로오는 머릿속으로 한 아이가 스쳐지나갔다. 노란머리에 안경을 썼던 그아이,그 애일지도 모른다 생각이 들었다. 아니 심장이 그아이라고 확신했다.

 

 

 "몇반인데?"

 

 "11반..쿠로오 찾아가보려고?"

 

 쿠로오는 11반이란 것을 머리에 새기자마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1학년11반이라. 

 

 

 

**

 

 쿠로오는 작년에 어쩌다보니 학생 홍보 대표라는 직책을 맡게 되었다. 학생 홍보 대표가 하는 일은 중학교를 돌며 자신의 학교를 홍보하는 일이였다. 쿠로오는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무언가 학생 대표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학생 '홍보' 대표는 달랐다. 공부 잘하는 사람보다 서글서글 웃으며 말걸 사람이 적격인 일이였다. 평소 서글서글 웃는 쿠로오에게 아주 적격인 일이란 말이였다. 만장일치로 쿠로오가 뽑히게 되었다.

 

 학생 대표 이름만 들어도 귀찮은 일 투성이일거 같아. 피하고 싶었지만, 중학교를 돌며 홍보하기위해서는 자연스레 수업에 빠져야했다. 앉아서 가만히 수업 듣는건 쿠로오에게 맞지 않았다. 그래서 수업을 빠져야하는건 마음에 든다 생각했다.

 

 

 

 학생 대표로 중학교를 돌며 홍보하는게, 귀찮고 재미 없는 일이란건 진작에 예상했지만 상상보다 더 귀찮고 더 재미 없는 일이였다. 차라리 아무것도 안하며 앉아서 수업 듣는게 훨씬 나았다. 담당 선생님께서 쿠로오에게 이학교가 마지막 학교라는 얘기를 들려줬을 때, 쿠로오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내년에도 시킨다하면 무조건 필사적으로 거절해야지.

 

 마지막이니까 이번엔 더 열심히해야지를 속으로 외며, 교실로 들어왔다. 교실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그애만 보였다. 눈길을 끄는 이유는 머리색때문이였을까. 그아이는 서양인처럼 노란 머리를 가졌다. 피부는 그 머리색과 잘어울리는 여린 우유결같았다. 쿠로오는 침을 삼켰다

 

 쿠로오는 그애를 보면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안보려해도 정신차려보면 계속 시선 끝은 그아이를 향해있었다. 그 애는 노골적인 자신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고개를 돌려버렸다. 쿠로오는 그 때부터 더 노골적으로 훑었다. 자신의 시야는 그아이뿐이어서, 그아이 밖에 못 담는 사람처럼 바라보았다. 사슴마냥 길고 가느란 목선 통통한 귓볼. 계속보니 심장이 저릿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쿠로오는 자신이 왜이러는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쿠로오는 애써 고개를 휘휘 젓고 그아이를 보지 않기위해서, 그쪽으로 등을 돌렸다.

 

 

 

 "이걸로 끝. 우리 학교에대해 궁금한거 있으면 질문해줘"

 

 역시나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반아이들은 눈이 초롱초롱해서, 빨리 이시간이 끝나서 쉬는시간이 오기를 기다리는듯했다. 쿠로오는 역시하며 마무리하며 정리 하려 할 때 그아이가 손을 들었다. 그아이의 손을 보자 반애들이 수군수군 거리기 시작하더니, 반이 시끄러워졌다. 그아이는 시끄러운 반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한 얼굴을 했다. 쿠로오도 시끄러운 반은 자신과 상관이 없었지만, 빨리 그아이의 질문을 듣고싶었다. 책상을 몇번치니 조용해졌다.

 

 "오야 질문해"

 

 "그학교에서는... 동성애도 이해해주나요?"

 

 예상 밖의 질문이였다. 그제서야 반이 소란스러워진 이유를 알거같았다. 누군가에게 아웃팅을 당한 동성애자구나. 쿠로오는 딱히 자신이 이성애자인지 동성애자인지 생각해본적 없었다. 지금까지 여자친구를 사겨왔고, 남자친구를 사귄적 없으니 이성애자가 아닐까 생각했을뿐. 그런게 그리 중요한가 생각했는데 그아이 눈빛을보니 자신도 진지하게 생각 할 수 밖에 없었다.

 

 

 "오야 당근 우리학교는 헤테로도 받아주는걸"

 

 

 쿠로오의 대답에 반은 찬물을 끼얹은듯 숨소리도 없이 조용해졌다. 그아이는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연하게 웃었다. 

 

그미소를 보자 쿠로오는 자신도 모르게 따라웃었다. 달콤하고 기분 좋은 바람이 쿠로오를 감싸는 기분이 들었다. 그이후로 종종 그아이를 생각했다. 노란 머리만 보면 떨리는 마음으로 얼굴을 확인했으니 말 다한거지.

 

 

 

 

***

 

 그아이가 왔다는 생각이 들자. 쿠로오는 옥상에서 무슨 정신인지도 모르고 1학년 반으로 내려왔다.

 

 큰 시험을 앞둔 3학년층에 비해, 확실히 1학년층은 시끄러웠다. 쿠로오는 시끄러운걸 좋아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떠들어서 나는 혼잡한 소음이라면 더더욱 여기에 오래 머물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빨리 그애인지만 확인하고 보고싶었지만 11반은 한참을 더 걸어야 나왔다. 

 

 "저기요"

 

 소음에 한층 예민해져있을 때 자기를 붙잡는 목소리가 들렸다. 쿠로오는 뒤를 돌아섰을 때, 그아이가 서있었다. 중학생때보다 조금 더 키가 자란듯했다. 레몬색 노란 머리는 그대로였다. 그때 차마 묻지 못한 이름을  확인하기위해, 가슴팍으로 시선을 돌렸다. 파란 명찰에 츠키시마 케이란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츠키시마 케이. 속으로 이름을 새기던 쿠로오는 속 깊은곳에서부터 열기가 느껴지는듯했다. 사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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